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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리스트
사진 한 장을 보고 있습니다. 빛바랜 사진 속 배경인 초원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배경 속 한 남자는 저입니다. 2003년 몽골 울란바트로에서 1박 2일 동안 낡은 승용차를 타고 닿은 곳입니다. 그곳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불쑥 끼어든 바람, 사막, 고개를 돌리게 했던 이름 모를 초원의 작은 꽃들이 사진 속에 숨어있는 풍경들로 실감나게 다가옵니다.
요즘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몽골 각종 여행정보를 쉽게 접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몇 년 전까지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몽골을 가고 싶었고, 그래서 아무 정보 없이 무작정 어려움을 무릅쓰고 사막 그리고 초원을 보고 왔습니다. 한여름 두꺼운 겹옷을 입고 추위에서 밤하늘을 올려본 기억이 지금도 새롭습니다.
올해에는 유럽여행을 꿈꾸고 있습니다. 20여일 일정으로 여행을 할 예정입니다. 누구나 쉽게 가는 곳이지만 내게는 특별한 계획입니다. 가족과 함께 유로 레일을 타고 유럽 각국을 방문하는 여정입니다. 기차가 끝나는 곳에 비밀의 도시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마침내 조우한 도시는 비현실적 일 수도 있습니다. 잠깐 눈앞이 흔들릴 것입니다.
여행을 하다보면 잊지 못할 장면을 목격하곤 합니다. 몸무게가 90kg은 족히 넘어 보이는 청년이 두 다리를 의지한 채 배낭을 짊어진 채 자전거를 타고 있습니다. 전국일주 여행 중이라고 합니다. 땀을 뻘뻘 흘리면 버거운 모습을 지켜보며. 어쩌면 목숨과 바꿀 수 도 있는 자전거여행을 하는 청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여행의 의미를 새삼 생각해봤습니다.
버킷리스트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죽기 전에 꼭 해보아야 할 것으로 100가지 목록을 작성하기도 합니다. 버킷이스트 항목에는 여행지가 꼭 들어 있게 마련입니다. 여행이라는 행위가 동경 또는 꿈과 일정 정도 포개지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버킷리스트는 어디입니까 ? 올해에는 버킷리스트의 한 줄을 꼭 지우시는 한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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